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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대책 부실..획기적 토대 만들 것"
                                            -  노대통령, 장애인들과 '맨발의 기봉이' 관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9일 오후 청와대 연무관에서 한 장애인의 실제 휴먼스토리를 다룬 영화 '맨발의 기봉이'를 관람하고 장애인 대책의 획기적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날 행사는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아 대표적 소외계층인 장애인들을 위로하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실제 주인공인 엄기봉(43) 씨와 엄기봉씨 마을주민, 출연진인 신현준, 김수미, 임하룡, 김효진씨 등이 노 대통령 내외와 자리를 함께 했다.

  또한 장애인 가족, 장애인단체 관계자, 자원봉사자, 장애인 고용 모범기업인 등이 초청됐으며, 유시민(柳時敏) 보건복지장관, 이혜경(李惠炅)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장, 김덕규(金德圭) 국회 부의장 및 국회 보건복지위원, 이병완(李炳浣)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들도 행사에 참여했다.

  노 대통령은 영화 관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대통령 후보 시절에 장애인 체험행사를 가졌는데 참 쑥스러웠다"며 "표 달라고 쇼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마음에 부담이 가고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때 '후보 때만 이러지 말고 대통령이 되고 나서 제대로 하자'고 굳게 다짐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곧바로 참석자들에게 "참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던졌다.

  정부 초반 어려웠던 경제상황 때문에 경제 이외의 다른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겨를도 없었고, 관심을 가지면 흠이 될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2년을 지냈다는게노 대통령의 설명이었다.

  노 대통령은 "2003년부터 제2차 장애인 정책 5개년 계획이 진행되고 있지만 너무나 미흡하고 부족해 '언발에 오줌누기'라는 느낌이 들 것"이라며 "그렇게 시간이지나고 보니까 마음이 미안하기 짝이 없다"고 말한 뒤 "특히 장애인 대책은 너무 부실하다는 생각"이라고 자평했다.

  '반성'을 마친 노 대통령은 자신과 정부의 새로운 각오를 밝혔다. "남은 기간이라도 획기적인 토대를 만들기 위해 지금 유시민 장관을 소위 '쪼고' 있으며, 유 장관도 각별히 책임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 같은 행사를 하는 것은 저와 우리 모두 함께 다짐하자는 것"이라며 "서로 약속하고 부담을 주고 부담을 느끼면서 열심히 해보자는 다짐으로,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그 약속에 부담을 갖는 과정이 한정된 자원을 나눠써야 하는 국가처지에서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노 대통령은 "'앞으로 잘하겠다. 꼼꼼히 신경써서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으로 받아주시고, 여러분은 지속적으로 독려하며 함께 해나가자"고주문하고, "(오늘 행사에 대해) '대통령이 우리 데려다 장사한다'는 의심이 왜 없겠냐만은 대승적 차원에서 함께 해주신 것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또한 노 대통령은 "보고서를 보면 머릿속에 남지만 영화를 보면 가슴에 남는다.

  아는 것 이상의 감동이 있다"며 "영화로서도 성공하시기 바라며 돈을 벌면 이런 좋은 영화를 계속 만들어 달라"는 덕담을 곁들였다.

  이어 정신지체장애인 엄기봉씨의 효심과 이웃들의 애정을 그린 '맨발의 기봉이'영화 관람이 있었으며, 영화 상영중에는 한글자막과 화면해설방송이 참석한 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들의 영화 관람을 도왔다.

  영화 관람 뒤에는 뇌성마비 1급인 차영식군이 "기봉이 아저씨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국장애인부모회장인이만영 고려대 교수는 "장애인들이 부모를 떠나 홀로 설 수 있도록 굳건한 이웃이돼야 할 것"이라고 각각 소감을 밝혔다.

  또한 수화로 발언에 나선 변승일 한국농아인협회장이 "대통령과 모든 국민이 수화를 배워 손을 통한 아름다운 언어를 사용하면 좋겠다"고 말하자 행사 사회를 맡은방송인 김미화씨의 즉석 제안으로 전 참석자들은 '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를 수화로 배우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사회자 김미화씨의 권유로 엄기봉씨가 평소 흥겨울 때 부는 노래인 '노란 샤쓰입은 사나이'를 부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노 대통령은 '감동적'이라는 짧은 영화평을 내놓은 뒤 "오늘 느낌을함께 새기도록 하자"고 당부하고, "여기가 경사진 좌석이 아니라 내 머리 때문에 (뒷사람이) 안보일까 싶어 자세를 낮춰서 웅크리고 앉았는데 허리가 시원치 않아 좀힘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