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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장애아동·부모모임‘제주방문의 해’관광 나서보니  


  “올해가 정부가 지정한 ‘2006 제주 방문의 해’라고 하지만, 장애인들에게는 아직도 제주 관광이 높은 벽이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지난 21일부터 2박3일 동안 5~16살의 장애아동 22명을 데리고 제주도 관광에 나섰던 대전 장애아동 부모모임 ‘길을 만드는 사람들 민들레’ 관계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휠체어 12대와 장애인용 유모차 10대 등 22대에 몸을 의지한 장애아동들의 관광은 도착 때부터 ‘여행길’이 아닌 ‘고생길’의 시작이었다.

           주차장서 400m 휠체어 이동
               전용 화장실은 문 잠겨
               “장애인 배려 있었으면”

  이미 기내에서 아동들을 업거나 안고 내려 힘이 빠진 보호자들은 제주공항에 도착하자 관광버스가 세워진 전용 주차장까지 완만한 오르막길을 휠체어를 몰고가야 했다. 조그마한 배려라도 있었으면 훨씬 수월했을 것이라는 게 이 단체 총무 고은숙(36)씨의 말이다.

  이들이 처음 찾은 관광지는 제주시 용연다리였다. 그러나 용두암 관광지 주차장에 차량을 세워놓는 바람에 300~400m를 휠체어로 이동해야 했고, 경사로여서 오르내릴 때마다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자연사박물관에는 장애인용으로 전동휠체어가 1대 배치돼 있었으나, 급경사인 데다 난간도 설치되지 않아 보호자가 뒤에서 밀어주지 않으면 안됐다. 장애인들을 위한 안내판도 없었다.

  장애아동들이 가장 어려움에 부딪친 것은 화장실 이용이었다. 장애아동들은 일반 화장실이나 수건을 가리고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고, 서귀포 천지연폭포에는 장애인용 화장실이 있었지만 문이 잠겨있었다고 부모들은 말했다.

  유람선을 타다가 턱이 높아 휠체어가 넘어지면서 장애아동 입술이 터지고, 보호자가 발목을 다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장애아동 이재형(13)군의 어머니인 이 모임 대표 이현경(39)씨는 “훗날 아이가 자라 혼자서라도 제주도 여행에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편의시설이 갖춰졌으면 좋겠다”며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를 부탁했다.

  같이 여행에 참여한 장애인복지신문 정진일(48)기자는 “관광도시의 특성에 맞도록 모든 관광객들에게 최소한의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행정기관이라도 나서 장애인용 버스나 리프트가 부착된 승합차를 구입해 관광에 나서는 장애인들에게 빌려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