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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서는 미친 일이라 만류했지만 시각장애인들의 생존권 회복을 위해서 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해발 5천895m의 아프리카 최남단의 킬리만자로 최고봉 우후르피크 등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대한안마사협회 소속 13명의 시각장애인이 10일 오후 3시30분께 인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회적 합의를 깬 것으로 평가되는 헌법재판소의 안마사규칙 위헌 판결에 맞서 앞이 보이지 않는 이들의 ‘절규’가 킬리만자로 등정을 성공으로 이끈 것.



태극기를 앞세운 홍정표 대장에 이어 킬리만자로 최고봉인 우후르피크 등정에 성공한 김용화·김도형·최병선 대원을 비롯, 유명구·조순옥·최정희·이선행·손영호·박종성 대원 등 10여명의 1급 시각장애인 등정대가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대한안마사협회 중앙회 유영선 부회장과 경기지부 송근수 회장, 등정대원 가족 등 60여명은 박수갈채를 보내며 환호성을 보냈다.



작열하는 태양과 백색의 눈속에서 얼굴은 검게 그을린 채 앞은 보이지 않았지만 검정색 선글라스를 통해 묻어나오는 이글거리는 이들의 열정 만큼은 목숨을 건 등정을 통해 희망과 용기를 찾아온 듯 보였다.



유명구 대원의 아들 병현군(7)이 “아빠”하고 유 대원을 껴안고 한참동안 큰 소리로 눈물을 흘리자 유 대원은 아들의 얼굴을 뺨과 손으로 비비며 “아빠는 괜찮아” 라고 말해 환영객들의 눈시울이 불거졌다.



쉽게 이룰 수 없는 성공을 한 이들이지만 주장은 초지일관 ‘생존권 보장’이었다.



시각장애인들은 지난 수개월여동안 마포대교와 국회의사당, 정부종합청사 등에서 투쟁을 벌이다 단 한차례도 올라가보지 않은 산, 그중에서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킬리만자로 등정을 선택한 것도 ‘생존권 보장’ 이었다.



따라서 이들은 등정성공이나 탐험기 대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생존권 보장’을 주장하는 것으로 등정보고를 대신했다.



홍 대장은 “헌재의 위헌 결정이후 전국의 6천400여명의 시각장애인들은 최소한의 생존권을 잃었다”며 “시각장애인을 위해 국회는 대체입법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마사협회 경기도지부 김용화 사무국장(41)은 “사회적으로 소외받은 시각장애인들이 단 한차례도 산에 올라본 적이 없는 산, 그것도 세계 최고봉의 하나인 킬리만자로를 선택한 미친 짓에 국민들의 관심을 부탁한다”고 등정소감을 대신했다.

김신호·고영규기자 ygko@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