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아테네 장애인올림픽 1만m 금메달리스트인 케냐의 시각장애 마라토너 헨리 완요이케(32·사진)가 23일 서울 종로구 신교동 국립 서울맹학교를 찾았다.
27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2006 SC제일은행 제주 국제아이언맨대회’ 참가차 한국에 온 그는 100여명의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나도 처음 앞을 볼 수 없게 됐을 때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절망감이 있었지만, 시각장애인 마라톤 세계 챔피언이라는 꿈을 가진 후 힘이 생겼습니다. 여러분도 뭔가 목표를 정한 뒤 쓰러지지 않고 달려나갔으면 합니다.” 학생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준 그는 장애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김은지(16)양에게 운동화 한 켤레를 선물했다. 2000년 시드니 장애인올림픽 5000m에서 금메달을 따기 전에 훈련을 하며 신었던 것이었다.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가 꿈이었던 완요이케는 1995년 스물한 살 때 뇌졸중으로 시신경의 95%를 잃었지만 운동을 포기하지 않았다. 두 차례 장애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2004년 보스턴마라톤에서 2시간33분20초의 기록으로 전체 24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스탠다드 차타드(Standard Chartered) 은행의 시각장애인 후원 프로그램(Seeing is believing) 홍보대사다. SC은행이 그가 달린 거리에 따라 일정액을 적립, 전 세계 시각장애인 개안 수술 비용을 지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12월 왼쪽 각막 이식 수술을 받은 한국시각장애인 마라톤클럽의 장호선(52) 부회장이 첫 수혜자다. 수영(3.8㎞)과 사이클(180.2㎞), 마라톤 풀코스(42.195㎞)를 완주해야 하는 이 대회에서 완요이케는 마라톤만 참가하고 수영과 사이클은 다른 2명의 시각장애인이 나눠 맡는다.
*출처 : 조선일보 (2006.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