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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 1급 장애인으로 여행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운전은 하지만 내리면 수동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비장애인 아내를 믿고 과감히 남해 여행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니다 남해에서 유명하다는 ‘독일마을’을 찾게 됐다.

‘독일마을’이라 함은 선진적인 의미를 가진 나라의 마을을 꾸민 곳이라 장애인에 대한 편리성이나 접근성이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서 아무 걱정 없이 가게 됐다.

그러나 입구에서 부터 무엇인가 불길한 느낌이 드는 것이 마을이 거의 산등선을 따라 세워져 있었다.

동네 내로 들어가는 도로는 40도를 넘나드는 경사를 이루고 있었고 주변 가게는 주차를 쉽게 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었다. 가게 출입구는 거의 모두 턱이 난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가다가 어디 주차를 하고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없이 꼭대기로 향해가니 ‘원예예술촌’이 있었다. 이곳은 10개가 넘는 다양한 카페가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은 곳이다.

입장을 하려면 매표소에서 표를 끊어야 하는데 올라올 때 다른 카페들은 들어가기가 힘들어 여기는 조금 나을까 싶어 장애인 할인도 되어 들어가게 됐다.

하지만 매표소 관리인은 들어가면 경사면이 심해 안가는 것이 좋다고 말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표까지 끊고 오기가 생겨 아내와 나의 팔 힘만 믿고 휠체어를 타고 입장을 하게 됐다.

거의 모두가 경사로로 몇백미터를 끝까지 올라가야 카페를 접할 수 있었다. 이후 올라간 만큼 심한 내리막길을 내려와야 했다.

너무나 힘들어 간 카페도 마감시간이 다됐다고 문을 닫고 있어 여러 가지로 힘이 든 고행의 길이었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간신이 주위를 둘러보고 나왔지만, 비장애인조차 힘이 들어하는 이런 곳은 두 번 다시 찾고 싶지 않았다.

전동휠체어나 스쿠터도 마을 입구부터 이곳까지 구경하기에는 위험한 요소가 너무 많다고 생각됐다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두 곳 있었지만 모두 문의 계폐장치가 고장이 나 있었다. 더욱이 한 곳은 청소용품을 두는 곳이라 여겨지는 창고처럼 되어 있었다.

장애인의 편리성과 접근성은 거의 제로였다.

다행히 거의 정상에 있는 카페에 주차시설과 들어가기 용이한 입구를 발견하고 독일 맥주맛과 소시지를 맛볼 수 있었던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지체 장애인에게는 독일마을은 그냥 차로 한바뀌 돌아보는 정도의 볼거리 밖에는 되지 않는 곳임을 알고 가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울산광역시에 사는 김희철 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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