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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재산상속이나 신탁을 해야할 경우 이에 적용되는 법률이 있음에도 전혀 활용할 수 없어 이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바른미래당 전국장애인위원회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는 소수자를 보호하고 상속 제도를 개선하고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장애인의 상속제도의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향후 법과 정책의 개선방향에 대해 모색했다.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최수정 교수는 ‘약자보호의 수단으로 상속신탁의 사용방안’의 주제로 장애인 신탁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최 교수는 상속법에 대해 “일반적으로 상속은 사망한 자의 재산권이나 재산에 대한 지위를 계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하면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특히 장애인의 경우 경제적 지원을 위한 장애연금이나 장애수당과 같은 소득보장제도가 있으나 이는 일부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사회보험에 불과하며 연금 금액이 소액이고 제도운영도 획일적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연금이나 수당이 장애인의 안정적인 생활유지나 개별적 수요에 맞는지 확인이 미흡하고 장애 유형에 따라서는 그마저도 보존과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현실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장애인의 생존 중 생활 지원을 위해 상속이나 유증(※부모 사망 시 동산 및 부동산을 처분하는 것)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그 재산의 보전과 관리에 나타나는 문제를 설명하며 2013년 정부에서 시행한 공공후견제도에 대한 현행 제도의 한계를 지적했다.

최 교수는 “공공후견인이 친족을 상대로 피후견인의 권리를 행사하기 쉽지 않고, 정부가 가족문제에 개인한다는 반발도 나타날 수 있다”면서 “가정법원에 의한 선임과 감독에 지속적으로 비용이 소요되는 등 공공후견인 제도가 계속적으로 발달장애인을 보호하는 제도로서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현재 장애인을 위한 신탁제도로 운영되는 상증세법 제52조의2항 장애인특별부양신탁 제도를 설명하고 문제를 지적했다. 장애인특별부양신탁 제도는 장애인이 증여받은 재산 전부를 신탁 업자에게 신탁할 경우, 장애인 사망시까지 최대 5억원까지 증여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그러나 가입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 이용이 불가능하고 위탁자가 장애인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최대 금액인 5억원을 신탁해도 충분한 생활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 원금은 비과세이지만 신탁 수입에 대한 부분은 과세를 매기고 있으며, 신탁 재산에 대한 부분도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 교수는 향후 장애인신탁의 활용 방법에 대해 “부모가 장애인을 수익자로 하여 신탁을 설정하고 위탁자가 사망 등으로 부양할 수 없게 되는 때 수익급부를 통해 계속적으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면서 “신탁재산은 수탁자가 보유하므로 다른 친척 등에 의해 장애인이 재산적인 손해를 받을 염려가 없으며 수익급부가 정기적으로 이뤄짐으로 본인에 의한 재산 전부의 처분도 방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다른 방안으로는 특별수요신탁의 설계를 사회적 제도로서 활용하는 방식을 주장했다. 최 교수는 “정부가 지원 금액을 일정부분 투자하여 서비스나 재원을 제공하고, 장애인당사자가 일부의 자부담을 두는 방식”이라고 밝히며 “장애인당사자의 비용부담을 최소화 하면서 신탁재산의 합동 운영을 통합하여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발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전경근 교수가 참여했다. 전 교수는 “신탁은 약자를 보호함에 있어 매우 유용한 도구로 신탁자와 수탁자의 협의에 의해 수익자를 위하여 필요한 내용을 계약에 반영할 수 있으므로 상속보다 약자를 보호하기 더 유리하다”면서 “현재 상증세법에서 약간의 혜택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신탁을 권장하고 있는데, 앞에서 지적한 여러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가 장애인당사자를 위한 공공신탁 제도를 도입하여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애계 “어디에 쓰는 정책인가? 과연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장애계를 대표하는 토론자들은 장애인 상속과 신탁제도에 대해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문희 사무처장은 장애인당사자의 신탁제도 지원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제도적 기반은 전혀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 처장은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는 나보다 하루 더 살고 싶다고 말씀하셨다”면서 “통계 자료를 보면 전체장애인 중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33.9%에 달하고, 특히 지적장애인 78.9%, 자폐성장애인 87.3%이 해당한다”며 신탁제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정책 실효성에는 의문을 표했다. 이 처장은 "법령에 기재된 최대 5억 원을 운용할 경우해도 최근 금리 수준을 반영했을 때 현실적 수익이 연 1,000만원에 불과하고 이자도 내야한다“면서 “예를 들어 장애인이 6.000만원을 상속받을 경우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되고 의료급여 계층에서 일반 환자로 변경되기 때문에 의료비 폭탄을 맞는 등 구체적인 정보 없이 상속을 받을 경우 의료재난에 해당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탁을 맡긴 후 갑자기 큰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중도인출을 할 경우 그동안 면제되었던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정부에서 중증장애인 본인의 의료비‧특수교육비 지출을 위한 원금은 인출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예외규정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제도 활성화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이용석 정책실장은 다양한 사례를 반영하여 장애인 신탁과 상속 문제의 허점을 지적했다.

교통사고로 사지불명 상태인 동생의 보험금으로 자신의 빌라를 구입한 형의 사례와 성년후견 제도로 상속받은 금액을 비장애인 형제에게 몰아주고 장애를 가진 자녀를 시설에 입소시킨 사례 등을 통해 친족후견인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 실장은 성년후견제 이용사례 중 친족후견이 84%를 차지하고 있지만 친족에 의한 문제에 대해서는 처벌이 쉽지 않다고 주장하며, 특히 정신 장애인에게 ‘한정치산자, 금치산자’라는 굴레를 씌어 사람으로써 권리를 제한하는 행위무능력자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친족후견인이 모두 ‘정직한대변자’는 결코 아니다”라며 강조하며 “형제 혹은 자녀인 피후견인의 상속재산을 가로채거나 임의로 처분하고 피후견인인 장애인복지시설에 방치하는 등의 행위를 막기 위한 장치는 현재로써는 전문 후견 감독제도 외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전문 후견 감독제도는 이미 재산이 처분되거나 한 후의 비로소 작동하는 제도로 결국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며, 피후견인의 권리를 지키는 목적이 아니라 후견인의 비리를 처벌하는 제도일 뿐”이라고 말하며 “정신적 장애인당사자를 사회로부터 격리시키지 않고 존중받으면서 살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는 현실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토론회에 함께 참여한 한국상속법학회에서는 장애인 상속법 및 신탁제도 개선을 위해 하반기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여 향후 법령 개선에 힘쓸 예정이다.

 

소셜포커스 류기용 기자

 


출처 : 소셜포커스(SocialFocus)(http://www.socialfoc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