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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이후 최고의 무더위를 이미 거뜬하게 갱신을 하여 111년 만의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고 한다. 또 새로운 기록이 생길 것이라고도 한다.

비장애인에게도 힘든 무더위지만 척수장애인에게는 생존게임이다.

특히 체내의 열이 반사가 안 되는 사지마비 경수장애인에게는 더욱 그렇다. 더위 때문에 욕창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의사들도 걱정을 할 정도이다.

휠체어에 늘 앉아 있어야 하는 척수장애인의 특성상 엉덩이에 생긴 대수롭지 않은 땀띠가 모낭염이 되고 욕창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타구니에 생긴 땀띠가 걷잡을 수 없는 피부병으로 확대되는 것도 비일비재하다.

필자의 경우도 모낭염이 원인이 된 욕창으로 나흘이나 침대에 누워 있었다.

다행이 초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인 대처를 했기에 망정이지 큰일 날 뻔했다. 늦게 대처를 하거나 무심했다면 족히 몇 달은 고생했을 것이다.

척수장애인에게 욕창은 큰 트라우마로 돌아온다.

척수장애인협회처럼 척수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높고 연가 등의 처리가 유연한 근무분위기라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 어떤 직장도 뜬금없이 욕창 때문에 당일 아침에 며칠 쉰다고 하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척수장애인들이 직장에 매여서 일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유도 이처럼 돌발 사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비장애인들은 도저히 이해 못하는 욕창과 배탈 등 돌발사건에 대한 직장 내 인식교육도 필요하다.

4일 동안 욕창을 예방한다고 깔아 놓은 라텍스침대에 누워 있자니 땀으로 시트가 축축하다. 또다시 땀띠로 고생을 할까봐 연신 몸을 뒤집는다. 거실에 오래된 에어컨은 방으로 냉기를 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사실 부담되는 전기료 누진세의 두려움이 있어 장시간 계속해서 켜지도 못한다. 죄 없는 선풍기 두 대가 모터가 가열될 정도로 회전을 해서 그나마 땀을 말려준다.

TV에서는 죽부인이니 대나무 매트니 떠들어 대지만 척수장애인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욕창을 부르는 흉기이다.

괜히 호기를 부렸다가 허벅지며 복숭아뼈, 꼬리뼈에 욕창을 부를 것이 뻔하다. 연약하고 감각이 없는 피부에는 그런 호사도 사치이고 두려움이다.

까칠한 모시패드에 엉덩이 등의 피부가 쓸리면 또 다른 욕창이 되므로 기피대상이다. 만만하고 두툼한 매트리스가 그나마 가장 안전하다.

라돈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방사능보다 무서운 것이 욕창이다. 척수장애인인 필자는 그렇다.

매년 점점 더 더워진다고 하는데 땀 배출이 잘 되는 속옷을 입고 자주 씻고 말리는 원시적인 방법, 그리고 아침저녁으로 점검하고 확인하는 길밖에는 없을 것이다.

바라건대 누진세라는 겁박으로 경제력 없는 장애인들이 애꿎은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폭염도 재난으로 정할 것이라는 뉴스를 보았다.

이런 무더위를 이겨나갈 수 있는 장애유형별 관리방법 매뉴얼도 준비를 해야 한다. 에어컨도 보조기기로 지정하여 구입비의 일부를 지원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일본 정부가 저소득층에게 에어컨 구매 비용을 최대 5만엔(약 50만 4000원)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일본 열도에 연일 폭염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내놓은 무더위 대책이다.

늘 ‘사후 약 방문식’으로 이런저런 구상만 내놓다가 계절이 바뀌면 슬그머니 없던 일로 하는 한국정부와는 다른 접근방식이다.

이래저래 폭염에 척수장애인은 괴롭고 서럽다.

땀띠가 욕창으로 확산되어 더운 여름 두터운 매트리스위에서 또 다른 고생을 하는 척수장애인이 없기를 바란다. ‘자나 깨나 불조심’처럼 ‘자나 깨나 땀띠와 욕창 조심’이다.

-에이블뉴스(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