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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유엔은 4월2일을 ‘세계 자폐인 날’으로 선언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8년 4월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효자 치안센터 앞에서 발달장애인을 둔 엄마, 아빠는 이날 오후 2시 37분 바리깡 앞에 앉았다.

“더 이상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머리카락 속에 훌훌 날려버리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의 힘찬 구호로 삭발이 시작됐다. 209명의 발달장애인, 부모는 30여명의 취재진과 3000여명의 같은 장애인 가족 앞에서 머리를 밀었다.

굳은 의지로 입술을 꽉 무는 부모도, 바리깡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과 오열하는 부모들 사이로 20여대의 카메라 셔터가 터졌다. 삭발하는 벗을 바라보는 부모들도 같은 맘으로 눈물을 흘렸다. 삭발하는 엄마를 본 발달장애인은 “엄마!! 하지마!!!”라며 소리지르기도 했다.

“우리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아이를 위해 삭발이라도 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투쟁을 절대 멈추지 않겠습니다”라는 결의를 다진 이들에게 혹자는 묻는다. “왜 삭발을 하는 건가요?”

 

4년 전 부모들은 그토록 염원했던 발달장애인법이 제정되며 작은 희망을 가졌다. ‘우리 아이들도 지역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겠구나.’

하지만 문재인정부의 올해 발달장애인 예산은 박근혜정부 시절인 90억원보다 삭감된 85억원에 불과하다. 후보시절 약속했던 낮시간 서비스, 직업, 가족지원 등도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다.

 

부모들은 낮 시간만이라도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데이 서비스’, 취업하기 힘든 발달장애인을 위한 ‘현장중심 직업 프로그램’, 부모가 죽고 나면 필요한 ‘주거’, 돈을 벌지 못하기에 ‘소득 보장’ 총 4가지를 꼭 정부가 책임져주길 원한다.

즉, 한 가족이 짊어져야 하는 고통스러운 짐이 아닌, 국가의 책무라는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다.

앞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 3월 2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며 요구안을 청와대에 전달했지만, 여전히 답변은 없다. 하루라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어,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삭발을 결의한 것.
 

 

오후3시 24분, 삭발을 마친 부모들은 파란 손수건을 목에 매고, 자신의 머리카락이 든 상자를 들고 눈물을 닦고 주먹을 꽉 쥐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은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면서 치매환자에 대한 국가책임제를 발표하며 의료비, 치료비 모두 국가가 책임지는 구조로 전환됐다.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치매와 유사한 발달장애인의 문제는 더이상 가족들의 책임으로 규정할 수 없다"면서 "낮시간만이라도 지역사회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이서비스, 현장중심 직업프로그램, 주거정책, 기본소득만 보장된다면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피력했다.

문재인 정부는 발달장애인의 복지가 국가의 책무임을 선포해야 한다. 발달장애인의 삶을 한 가정이 오롯이 짊어져야 하는 게 아니라, 사회가, 온 나라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선언해야 한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이날 삭발을 시작으로 오는 4일까지 1박2일 집중투쟁을 진행하며, 이후에도 문재인대통령이 국가책임제를 선언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에이블뉴스(ablenews.co.kr)-